적립식 펀드는…

조선일보|기사입력 2007-11-15 02:52 |최종수정2007-11-15 09:41 


주가 떨어졌을때 가입한다고 더 먹는게 아닙니다

가입 타이밍 큰 의미없어

주가 장기상승 확신있으면 변동성 클때 빨리 넣어야


최근 국내 주식형 펀드규모가 100조원을 넘어섰다. 매일 수천 억원씩 신규로 펀드에 자금이 유입되는 등 펀드가입에 대한 열기가 갈수록 뜨겁다. 하지만 이런 펀드 열풍 가운데에서도 투자자들의 고민은 커져 간다. 요즘처럼 증시 변동성이 커진 때에는 어느 시점에 펀드에 가입하는 지도 중요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지수가 낮은 때 들어가야 수익이 크다고 보는 것이다.

그러나 펀드전문가들은 “일시에 목돈을 집어넣는 거치식 펀드가 아니라, 매월 일정 금액을 넣는 적립식 펀드에 가입할 생각이라면, 펀드 가입시점은 큰 의미가 없다”고 조언한다. 증시가 하락하더라도, 오히려 싼 금액으로 주식을 많이 살 수 있는 ‘역투자전략’이 적립식 펀드의 기본철학이기 때문이다. 삼성증권 신상근 자산배분전략파트장은 “증시가 장기적으로 오른다는 ‘우상향’ 방향성에 대한 믿음만 있다면, 매월 꾸준히 주식을 사는 적립식 펀드에는 단기적인 증시등락이 오히려 자산을 늘리는 기회”라고 말했다.

◆적립식 펀드 가입시점


예컨대, 코스피지수가 1000을 돌파하던 지난 2005년 2월말에 매월 100만원씩 넣는 적립식 펀드 투자를 고려하던 투자자 A씨를 보자. A씨는 당장에 적립식 펀드에 가입해야 할지, 아니면 증시가 좀 하락할 때 가입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다. 다행히 2개월 뒤인 2005년 4월말 코스피 지수는 910대로 가라앉았다.

삼성증권 분석에 의하면, A씨가 적립식 펀드에 가입한 시점을 코스피지수 1000인 2005년 2월말로 선택하고, 올해 10월말까지 꾸준히 매월 100만원씩 넣었을 때, 수익률은 55.9%였다. 반면 코스피 지수가 910대로 떨어진 2005년 4월말에 가입해 올해 10월말까지 불입한 적립식펀드의 수익률은 52.47%였다. 지수가 높은 시점에 가입한 적립식 펀드의 수익률이 지수가 낮은 시점에 가입한 펀드보다 오히려 3.43%포인트 높은 셈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신 파트장은 “주가가 떨어지기를 기다렸다 얻은 ‘타이밍 효과’보다, 적립식 펀드 가입시기를 2개월 정도 미뤘다가 쌓이지 못한 투자원금으로 인해 상실된 ‘복리(複利)의 효과’가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증시의 장기적인 상승추세만 확인된다면 “얼마나 빨리 투자를 시작해 투자의 원금을 키우느냐”가 적립식 펀드를 통해 자산을 불리는 핵심이라는 것이다. 즉 적립식 펀드는 가입시점을 크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그러나 장기간에 걸쳐 쌓은 적립식 펀드를 찾을 때는 신중해야 한다. 적립식 펀드는 들어갈 때는 조금씩 들어가지만, 나올 때는 한번에 나오기 때문에, 증시 변동성이 큰 때에는 하루 차이로도 수익금이 크게 좌우될 수 있다. 해당 금융기관 전문인력과 상담을 거친 뒤 해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증시등락은 자산 불리는 기회

적립식 펀드는 또한 증시의 변동성을 먹고 자라는 투자대상이다. 매월 일정하게 지수가 상승하는 것보다는, 오락가락 하면서 장기적으로 상승추세를 밟는 게 수익률이 높다는 얘기다.

예컨대, 코스피 지수가 1000에서 2000까지 두 배로 상승한 2005년 2월부터 2007년 10월까지 기간 동안 지수가 일정하게 매월 상승한 경우와, 지수가 등락을 거듭하면서 2000 고지를 달성한 두 가지 경우를 비교해 보자. 매월 100만원씩 불입하는 적립식 펀드에 가입한 A씨의 펀드 수익률은 매월 일정하게 지수가 상승(32포인트)한 경우에는 40.25%였다. 그러나 코스피 지수가 실제 움직임대로 등락을 거듭하면서 2000을 달성한 경우에는 수익률이 55.9%였다. 지수가 오락가락하면서 점진적으로 상승한 경우에 적립식펀드의 수익률이 11.13%포인트 높은 셈이다. 그러나 증시가 대세하락인 시점에는 적립식 펀드의 매력이 사라진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 중간에 주가가 조금씩 올라도 수익률을 개선시키지 못하고, 수익률 하락폭은 갈수록 커져 가기 때문이다.

      재테크/펀드 로그  |  2007. 11. 15.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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