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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분산투자는 무지에 대한 보호대책일 뿐, 잘 아는데 집중하라”

●피셔-“계란을 너무 나눠 담으면 매력적이지 않은 바구니에까지 담아”


●오닐-“최고의 실적은 집중에서 나와, 꽃밭은 늘 아름다운 꽃으로만”

나눠야 할까, 몰아야 할까. 주식투자자라면 종목선정 때 참 고민스러운 대목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분산보단 집중이 낫다. 핸디캡을 지닌 개인투자자라면 집중하는 게 분산하는 것보다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간편한 데다 수익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물론 투자원론에 따르면 위험관리를 위한 종목분산이 만약을 대비하는 데 정답이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았다 한방에 다 깨질 수 있잖은가. 다만 아마추어라면 그래도 분산보단 집중이 유리하다. 가능한 보유종목은 적어야 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아마추어일 경우 분산을 위한 분산투자에 얽매일 공산이 커서다. 상당수 개인투자자의 경우 분산할 만큼 투자금액 자체가 크지 않다. 게다가 기껏 분산해봐야 제대로 관리되지도 않는다. 백화점식 잔고라는 잔혹한 결과야말로 분산투자의 실패가 남긴 대표적인 허상이다. 100만원으로 10종목 사는 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손절매만 실천할 수 있다면 집중투자를 통해 기대수익을 높이는 편이 훨씬 유리하다.

그렇다면 왜 집중투자가 유리한지 월가고수들의 조언을 구체적으로 들어보자. 집중투자의 상징적 인물은 워런 버핏이다. 그는 시장평균 수익률을 뛰어넘는 방법으로 저가매수, 수수료 절약, 재투자와 함께 집중투자를 든다. “개인투자자라면 가능한 최소한의 종목보유가 좋다”며 “분산투자는 무지에 대한 보호책일 뿐”이라고 못 박는다. 그에 따르면 분산투자는 개별종목 리스크인 ‘비체계적인 위험’은 줄여줘도 시장폭락 같은‘체계적 위험’까진 커버하진 못한다. 따라서 성장잠재력을 갖춘 8∼12개 정도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기업분석을 잘해 저평가종목을 싼값에 샀다면 그 자체로 분산투자만큼 위험관리가 된 것”이라고 했다.

저평가 종목 싼값에 사는 게 위험관리

집중투자는 가치투자와 함께 버핏의 2대 투자원칙 중 하나다. 그는 늘 “잘 아는 몇몇 우량주를 오래 보유하는 게 잘 모르는 많은 주식을 자주 매매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는 지론을 강조한다. 그렇다고 ‘몰빵’은 없다. 저서를 보면 10종목이 매수후보일 경우 10%씩 자금을 나눈 뒤 수시로 조절한다. 즉 탈락시킨 종목의 투자자금을 생존종목으로 넘겨 가능성이 높은 종목에 가장 큰 액수가 할당되도록 조정한다. 그가 운영하는 버크셔 헤서웨이 역시 덩치는 100개 이상의 주식을 편입한 피델리티나 마젤란펀드와 맞먹지만 보유종목은 30 여개 에 머문다. 대신 잘 아는 회사에 집중한다. 버크셔 투자자금의 80%는 소비재와 금융업종, 단 두 섹트에 집중된다. 그는 “25개 이상의 종목을 보유한 투자자들이 놀라울 정도로 많다”며 “함께 사는 아내가 25명이라면 그들 중 어느 누구에 대해서도 제대로 알지 못할 것”이라고 비유한다.

성장주 투자의 개척자인 필립 피셔 역시 10종목 이상 보유한 적이 없다. 고작해야 3∼5개 기업으로 투자했다. 대신 업종이 다른 주식을 보유함으로써 분산효과를 누리라고 가르친다. 다양한 영역의 제품군을 보유한 기업도 그 자체가 분산투자라고 본다. 잘 모르는 기업을 나눠 담는 건 인위적인 종목 늘리기에 불과해서다. 그는 사업기반이 충분히 확보된 최고의 기업(성장주) 5개에 집중 투자하라고 했다. “계란을 너무 과도하게 나눠 담으면 매력적이지 않은 바구니에까지 담겨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투자자라면 최대한으로 잡아도 10∼12개면 적당하다. 그중에서도 수익률이 떨어지는 걸 팔아, 높은 종목으로 집중하라는 입장이다. 그는 “보유종목이 많을수록 확신이 부족하다는 걸 증명하는 것”이라고 했다.

‘CANSLIM’모델을 만든 윌리엄 오닐도 비슷한 생각이다. 그는 “분산투자는 좋지만 너무 과도해서는 안 된다”며 “제대로 고른 소수의 종목에 집중하고, 각 종목을 얼마나 보유할지는 시장상황에 따르라”고 강조한다. 이 밖에도 집중투자를 선택한 고수는 적잖다. 경제학자이자 개인투자자로 유명한 존 케인스는 “잘 모르는 기업에 분산 투자한다고 위험은 줄어들지 않는다”며 “개인적으로 2∼3개 이상의 종목을 갖고 매매하려니 한계를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고 회고했다.

당연히 그 역시 집중투자로 주식을 매매했다. 월가의 증권왕으로 유명한 제럴드 로브는 “광범위한 분산투자는 무지에 대한 방어술에 불과하다”고 혹평했다. 오크마크펀드 운용자인 로버트 샌번은 “종목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상위권 주식에 집중적으로 자금을 배당하라”고 했다. 오크마크펀드는 상위 20개 종목에 자산의 70%를 집중 배치하고, 그중 최상위 5개 종목에 70% 중 30%를 할당한다.

모르는 기업에 분산투자하면 소용없어

우라가미 구니오도 오닐의 꽃밭(포트폴리오) 관리요령에 동의한다. 그는 “분산보단 집중을 통해 아닌 것은 버려가며 언제나 최선의 우량주에만 자금을 집중하라”며 “만약 분산하겠다면 수출주와 내수주 조합처럼 전혀 타입이 다른 종목으로 구성할 것”을 권한다. 한편 자신만의 박스이론을 만들어낸 니콜라스 다비스는 실전에서 집중투자의 효과를 생생하게 경험했다. 그는 “무용공연 때문에 해외에 나갈 때마다 불가피하게 종목숫자를 줄였어야 했다”며 “그런데 나중에 이게 더 효과적임을 깨달았다”고 했다. 냉정한 시각으로 주식을 바라볼 수 있는 데다 군중심리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수많은 월가 고수를 인터뷰하고 그들의 전략을 집중적으로 분석한 투자가인 로버트 해그스트롬은 “개인투자자라면 얼추 10∼20개 내외로 매매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권한다.

반면 분산투자로 최대한 위험을 컨트롤하라고 주장한 고수도 있다. 전쟁 발발 소식을 듣고 1달러 이하 종목을 104개나 사들여 이 중 수십 개로 10루타를 때려낸 존 템플턴이 대표적이다. 그는 “보유종목 숫자는 많을수록 안심된다”며 “제아무리 철저히 분석한 후 샀어도 결코 앞날을 예견할 수 없기 때문에 분산투자는 필수”라고 말한다. 뱅가드펀드를 만들어낸 존 보글도 분산투자자 중 한명이다. 그는 위험을 극도로 싫어했다. 오죽하면 시장변동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 모든 업종의 주식을 사라고까지 했을까. 이른바 ‘효율적 투자선’을 확보하자면 자국뿐 아니라 해외증시에까지 분산투자하라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마추어에겐 분산투자보단 집중투자가 자주 권유된다. 월가의 대표적인 분산투자자로 분류되는 피터 린치조차 개인투자자들에겐 오히려 집중투자를 권유한다. 그가 운용했던 마젤란펀드는 보유종목 숫자만 1400∼1,00개에 육박했다. “도대체 린치가 갖고 있지 않은 종목은 뭔가”라는 말이 떠돌 만큼 방대한 종목보유를 자랑했다. 그 이유를 들어보자. “사실 종목숫자보단 종목의 우량함 여부가 더 중요합니다. 그 종목을 훤히 알고, 모든 조건에 부합하는 유망종목일 땐 가능한 많이 갖고 있는 게 좋죠. 하지만 개인투자자가 그렇게 하기는 힘들어요. 투자금액이 적다면 3∼10개 정도로 후보군을 다양화하는 게 유리합니다. 이 중 하나라도 건지자는 심정에서 말이죠. 어리석은 분산투자는 함정에 빠질 수밖에 없어요. 많은 자금을 운용해야 하는 펀드라면 분산투자가 불가피하지만 그럴 필요 없는 개인이라면 집중투자가 훨씬 효과적입니다.”

결론적으로 아마추어에게 권유되는 보유종목은 최소 5개 안팎에서 최대 10개를 넘기면 안 된다. 앞서 소개된 월가 고수들이야 10종목 아닌 100종목이라도 효율적인 관리와 컨트롤이 가능하지만, 한계가 많은 개인투자자들에겐 10종목도 너무 많다는 게 중론이다. 실제로 개인투자자라면 5종목만 매매해도 집중력이 현격하게 떨어진다. 내로라 하는 전업투자자의 상당수도 2∼3개만 집중해 매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초보일수록 매매종목은 적을수록 좋다. 위험분산을 이유로 여기저기 기웃대다간 헷갈려서 집중력이 분산되기 십상이다. 잘 알지 못하고 확신 없는 잡주에 잔뜩 분산투자해봐야 위험은 결코 관리되지 않는다.

다만 1∼2개 종목의 풀베팅 또한 개인입장에선 위험하다. 관리되지 않은 집중투자일 경우 월가 고수들의 경고처럼 시장변동에 휘둘릴 수밖에 없어서다. 물론 종목이 확실하고 손절매 기준이명확하며 실천할 수 있다면 차라리 1∼2개에 집중하는 것도 좋다. 이럴 때 집중투자의 효과는 훨씬 부각된다.

●전영수 칼럼니스트 | 프리랜서 재테크 칼럼니스트다. 저서로 《제로에서 시작하는 老테크》 《현명한 투자자는 이런 책을 읽는다》 《한국의 주식고수들》 《30대 여자가 꼭 알아야 할 돈 관리법》 등 다수가 있다

[출처 : http://news.stock.naver.com/news/themenews_read.nhn?article_id=0000005960&office_id=093&id=20070831152426&page=1]
      재테크/주식공부  |  2007. 11. 16.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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